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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적 육아

14개월 아기 장염 입원, 4인실 병동, 수액 붓기

by 민대표_ 202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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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미니는 4인실 한 자리가 남아있어 바로 입원할 수 있었다.
4인실이 많이 비좁다그래서 난 오늘 하루만 집에서 자고 가기로 했다.
게다가 집엔 빨랫거리 설거지거리가 한가득이고, 쪄놓은 감자 고구마도 아른 거리고 무엇보다 임산부고..

대충 집안 정리하고 민이랑 신랑 짐 챙겨서 밤11시에 갖다주고 난 병원에서 더 가까운 친정으로 가서 잤다.

근데 내가 없는 사이 혼자 민이를 돌보느라 신랑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정말 다행인 건 신랑 동료 부부도 아기가 아파 같이 입원해 있어서 혼자인 신랑을 많이 도와줬다고 한다.

민이는 종일 보채고 엄마-엄마를 외치며 울어댔단다..
4인실이라 병실 안에서도 복도에서도 아이가 울면 눈치가 보여 진땀을 뺐던 모양이다.
밤 늦게까지 울어 다른 아기들도 잠에 들지 못하거나 깨어 결국 간호사쌤들이 청소여사님들 휴게실에 가서 민이를 재우라고 하셨다.

둘은 거기서 겨우 잠들었다고 한다.

그냥 같이 들어갈 걸.. 후회스럽다.
민이도 안쓰럽고 혼자 쉴 틈도 없이 지쳐있었을 신랑도 안타깝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코로나 검사 음성 판정 받고 나도 드디어 병동으로 들어갔다.
우리 아들은 수액을 맞아서 그런지 기력을 많이 되찾은 모습이었다. 어제는 하루종일 안겨만 있었다면 오늘은 걸어다니고 말도 많이 하고 웃기도 했다.
어제 얼마나 힘들었던 걸까..

이틀이나 먹는 족족 토해냈는데 왜 이제야 수액을 맞으러 온 걸까.. 부모로서 자격 미달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병원 의사가 뭐라하든 아이의 상태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여기저기 괜찮은 병원을 수소문했었어야 하는데 안전 불감증이었다.

우리 아들은 탈수로 점점 피폐해져가는데..
나는 더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어리석고 무지했다.

검색 결과 탈수 중증도 증상과 비슷해서 심각한 거 아닐까 싶단 생각이 들었고, 그나마도 신랑이 입원 병원으로 가자고 해서 하루라도 빨리 수액 맞은 것이었다.

먹지 못하고 토하면 무조건 수액을 맞아야 되는 듯하다.
먹는 수액으로는 부족하다.

민이 컨디션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쌀죽을 아기스푼 6스푼 정도밖에 먹지 못했고 먹는 양이 적으니 대변도 보지 않았다.
살짝 지리는 정도였다.
소변은 오후부터 양이 급격하게 늘었고 그때부턴 조금씩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 4인실…입원은 정말 비추한다.
너무 열악하다. 부모가 아픈 아이와 1평도 안되는 공간에서 씨름하고 달래며 있는 건 모두가 지치는 일이다.
잠에 겨우 들게 했는데, 옆침대 아기가 울어서 깰 때가 정말 절망스럽다. 어떻게 재웠는데…
잠을 자야 회복을 할텐데 우리는 물론이고 아기가 잠을 쉬이 이루지도 못하고 푹 자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우리는 돈이 부담되더라도 무조건 1인실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아기도 회복이 빠를 수 있고 우리도 덜 지쳐 아기 케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운 좋게 1인실 자리가 나와서 오후에 옮겼고 그제서야 민이는  늦은 낮잠을 두시간동안 잘 수 있었다. 아무런 방해 없이.

그런데 민이가 퉁퉁 붓기 시작했다.
눈은 울어서 부은 거라 쳐도, 팔도 다리도 손도 발도 평소 민이의 1.5배는 부어있었다.
간호사쌤에게 물어보니 대수롭지 않다는듯 수액을 맞아서 부은 걸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다른 아기들을 보면 한명도 민이처럼 부은 애가 없었다. 걱정이 됐다. 신장이 망가진 건 아닌지.. 불안감이 피어올랐다.

의사는 퇴근했고 내일까지 기다려야 했다.
제발 붓기가 수액때문에 일시적으로 부은 거였으면 좋겠다.

1인실 오고나서 민이를 돌보는 게 훨씬 수월해졌다.
평화를 되찾았다고 해야할까.


병원에 와서는 힘들게 끊은 쪽쪽이를 한달 만에 다시 꺼내 쓰고 있다. 남들한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도 있고, 민이가 푹 자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아쉽지만 유연한 자세도 필요하겠지..라고 생각하며 합리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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