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진정되지 않던 주말을 보내고..
마음을 놓을 수 없어 다른 병원을 가보기로 했다.
친정인 경기도 구리에서 가까우면서 유명한 병원과 선생님을 찾았다. 후보가 몇 개 있었는데 지인이 출산한 병원을 추천해줘서 강동 고은빛 여성병원을 방문하기로 결정.
강동 고은빛 여성병원 전원 결정
병원은 첫 인상부터 좋았다.
리모델링을 한 건지 내부가 깔끔하고 쾌적했다. 접수/수납처와 예진 상담 테이블, 대기실이 1층에 따로 마련되어 있어 시스템을 잘 갖췄다는 인상을 받았고, 의사 수도 10명은 되는 듯했다.
난 지인에게 추천받은 염재호 원장님께 진료 대기를 걸었다. 인기있는 분이시니만큼 대기시간이 길었다. 심지어 수술도 두 개나 있으셔서 9시 20분에 병원 도착했는데 11시 20분에 진료를 볼 수 있었다.
그럼 대기 시간이 아까웠느냐? 전혀 아깝지 않았다.
진료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친절하면서도 디테일한 설명으로 산모에게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알려주셨다. 그러니 보다 전문적으로 느껴졌고 신뢰감이 갈 수밖에 없었다. 진료를 받고 전원을 결심했다.
자궁수축으로 인한 경부 부어오름
며칠 동안 무리를 한 나머지 배가 아파서 병원을 찾았는데, 동네 병원에서 경부길이를 1cm로 보고 조산 위험 진단을 내렸다가 원내 다른 의사가 측정하니 3.3cm였다, 정확한 경부길이를 확인하고 싶다, 라고 간단히 자초지종을 설명드렸다.
그랬더니 바로 경부길이 검사부터 해보자고 하셨다.
다행히 경부길이는 4cm였다. 괜찮은 상태.
경부는 길이만큼 세기가 중요한데 단단하고 강해서 괜찮다며 다만 자궁입구쪽 경부가 부어올라있다고 하셨다.
자궁수축이 일어나서 피가 쏠려서 그렇다고.
질초음파로 보는데 우리가 봐도 경부가 땡땡하게 부어올라 있었다.
다음엔 아기 상태를 보자고 하시더니 배초음파로 꼼꼼히 봐주셨고 아기는 건강하고 문제 없다고 하셨다.
초음파 다 보고 진료실에 앉아 원장님이 종이에 경부 그림을 그리며 주의 사항을 일러 주셨다.
“ 지금 경부가 부어올라 있는데 정상으로 돌려놔야 해요. 2주 후에 정밀초음파 볼건데 그때까지 일상생활을 하시면 안 됩니다. 집에서 누워만 있고, 집안일 아예 하지 마시고, 차도 타지 마세요.”
말로만 듣던 눕눕 산모가 되는 것인가..
“또 자궁 수축이 1시간에 네 다섯번 있거나, 분비물이 많으면 바로 내원하세요.”
궁금한 점을 여러 개 질문했는데 모두 친절하면서도 단호하게 답해주셨다.
Q. 전원에 필요한 서류는 언제 가져올까요?
A. 이전 검사에서 모두 정상이었으면, 전원에 필요한 병원 기록지는 급한 거 아니니 몸이 회복되면 가지고 오세요.
Q. 잠잘 때 똑바로 누워서 자도 되나요?
잠자는 자세는 상관 없어요. 아무렇게나 자도 돼요.
Q. 칼슘 지금부터 먹어야 되나요?
칼슘은 28주부터 드셔도 됩니다.
단호하게 말씀해주시니 마음이 편했다. 내 자궁 경부에 문제는 있지만 우리 단단이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고, 나만 잘 쉬어주면 되는 거라 얼마나 다행이던지.
신랑도 나도 병원과 쌤 진료에 만족했다.
자궁 수축, 배뭉침, 밑빠짐 통증
누워만 있는 일상이 시작됐다. 누워서 시간을 지내다 보니 몸의 변화에 훨씬 민감해졌다.
음악을 틀어놓고 태동을 느낄 때였다.
갑자기 배가 단단하게 뭉치면서 한쪽이 좀 더 볼록하게 튀어 나왔다.
애기가 몸을 동그랗게 말았나, 이게 무슨 상황이지 싶어 당황했다. 그러더니 다시 스르르 배가 풀렸다.
이게 자궁수축이구나 싶었다.
한 시간에 네 다섯 번 지속되면 병원 내원하랬는데 다행히 하루에 몇 번 뭉치는 걸로 끝났다.
반면 밑빠짐 통증은 계속 됐다. 와이존이 욱씬욱씬 했다. 출산한 사람들은 막달에나 느끼는 증상이라고 해서 겁이 났다. 하지만 분비물이 나오거나 하진 않기 때문에 경과를 조금 더 지켜보기로.
자궁경부무력증
그동안 자궁경부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임신 과정에서 경부 길이나 강도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병원에 다녀온 후로 경부에 대해 찾아보니 생각보다 경부 문제로 힘들어하는 산모들이 많았다. 무지해서 방치하면 조산, 중기 유산까지 가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예방하고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궁 경부란?
분만 시 아기가 나오는 산도의 일부로 임신 중 태아와 태아를 둘러싸는 양수와 양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임신 중에는 딱딱하게 유지되며 닫혀 있어야 정상이다.
자궁경부무력증이란?
자궁경부무력증은 말 그대로 자궁경부의 힘이 약해지고 무력해지면서 임신 유지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뜻한다.
주로 20주에서 24주 사이에 발생하며, 질 초음파를 통해 자궁경부무력증 발생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자궁경부무력증 고위험군은?
첫 임신 때 자궁 경부길이가 짧았던 경우
과거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진단 받은 경우
자궁경부이형증으로 원추절제술을 받은 경우
자궁 기형의 경우
조산이나 유산 경험이 있는 경우
자궁 경부 길이에 따른 조산 위험성은?
자궁 경부길이는 2.5cm 미만이면 조산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다.
2.5cm 미만: 조산 위험 18%
2.0cm 미만: 조산 위험 25%
1.5cm 미만: 조산 위험 50%
자궁경부무력증 의심 증상
질 분비물 증가
소량의 출혈
밑빠짐 통증
생리통과 비슷한 골반 통증
아랫배 불편감과 통증 (10분 이상 지속)
자궁경부무력증 전문 병원 추천
임산부 커뮤니티에서는 동탄제일병원 박문일교수님, 강남성심병원 이근영교수님 추천이 가장 많았다.
맥도날드 수술을 받은 후기도 많고 예후도 좋다.
박문일교수님 네이버카페 자궁경부무력증크리닉에서는 자궁경부무력증이나 맥도날드 수술, 더블맥 수술 등 관련해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중기는 절대 안정기가 아니다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인한 중기 유산 글은 생각보다 쉽게
볼 수 있다. 25주 이전에 조산할 경우 아기의 생존확률이 적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조심해야 한다.
자궁경부무력증에 대비하기 위해선 산전 진찰을 정기적으로 받자. 먼저 의사에게 질 초음파를 요청하는 것도 좋다.
주변에 경부 관련 이벤트가 있던 산모가 있었다면 중기도 안정기가 아님을 알았을텐데, 나는 무지해서 몸을 혹사 시키고 결국 마음고생, 몸고생 다 하게 됐다.
참고로 미리 알아두고 조심하면 좋을 임신 출산 관련 상식이 많다.
사전에 알아보면 겁을 먹기도 하고 걱정도 많아지지만 그만큼 내 몸에 더 예민해지고 일상생활에서 주의를 하게 되니 나쁠 게 없다.
20주 이전에는 유산, 20~37주 사이는 조산 가능성이 있으니 임산부는 언제나 방심하지 말고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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