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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감정

산후조리원에서의 눈물

by 민대표_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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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에 온 뒤 10일은 매일같이 울었다.
아침이고 밤이고, 신생아실에서 아이를 데려와 품에 안고 그렇게 울었다.
아이가 너무 예뻐서,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워서, 지나고 나면 이 순간을 얼마나 그리워할지 느껴져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제 새끼는 뭘 해도 예쁘다'라는 말, 참 많이도 들어봤다.
도대체 얼마나 예쁘길래 이런 말이 있는지 감조차 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절절하게 와닿는다.
미치도록 사랑스럽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사랑이 샘솟는다. 생각만해도, 바라만봐도 행복하고 눈물이 난다.
내 자식은 정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사랑스럽구나, 모든 걸 주고싶을 정도로 소중하고도 귀하구나.

하루가 다르게 아이는 커 간다. 신생아 시절 아이는 하루가 다르케 커 나간다. 오전에 보고, 오후에 다시 보면 부쩍 큰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그만큼 성장속도가 빠르다.
쑥쑥 자라는 아이를 보니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아까워서 그저 붙잡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앞으로 난 이 아이가 커가는 과정을 옆에서 다 지켜보겠지.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다시는 안 온다. 그렇기에 가슴 한구석이 저릿할 정도로 소중했다.
마음 같아서는 하루 종일 아이를 곁에 끼고 있고 싶었다.
모자동실 시간에만 아이를 산모의 방에 데려올 수 있는 산후조리원의 시스템이 부조리하게까지 느껴졌다. 산모가 원하면 언제든지 아이를 데리고 와서 함께 있을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수유 시간에는 내가 먹인다고 하고 데리고 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선배 육아맘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조리원 천국을 만끽해야 나중에 육아할 때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 때문에, 나는 모자동실 시간에만 아이를 데리고 오곤 했다.
내 몸 회복이 우선이니까. 회복을 잘해야 집에 가서도 아이를 돌볼 기력이 있을 테니 말이다.

아이를 볼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기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나도 몰랐던 텅 비었던 가슴이 꽉 찬 느낌이다.

볼 때마다 놀랍다. 경이롭고 신기하다. 저 멀리 구석, 캄캄해서 눈에 보이지 않던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 기분이다.
어떻게 이렇게 예쁜 존재가 나에게 왔을까.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존재만으로 사랑스러운 생명체가 있을까.
줄 수 있는 건 다 주고 싶은 마음이다.

아이를 볼 때마다 혼자 되뇌던 말. "엄마가 지켜줄게."
이 가녀리고 연약한 생명을 필사적으로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디작은 아이가 이 험한 세상에 부딪치며 살아갈 텐데 힘들 때마다 든든한 지원군이자 버팀목이 되어줘야지.

나도 이렇게 엄마가 되어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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