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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기록

[임신 기록] 6주차. 입덧 시작, 태몽없는 아이 걱정, 용구렁이 태몽

by 민대표_ 2022.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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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주차다.
나한테도 입덧이 찾아왔다.

입덧 시작


차멀미하듯이 앉아만 있는데도 자꾸 속이 미식미식거린다.
이마트 갔다가 풍겨오는 역한 냄새에 우웩하며 빠르게 그 자리를 피했다.
그 냄새의 원천은 바로 족발.
그렇게 잘 먹던 족발이 역하게 느껴질 정도로 냄새에 민감해질 줄이야.
난 입덧 없을 줄 알았는데 호르몬 변화는 나도 예외없나보다.
며칠 후, 아침에 자다 눈을 떴는데 배가 아팠다. 자궁쪽이 아니고 위가 쓰렸다.
일단 물을 마시려고 양치 먼저 하는데 속이 미식거려서 헛구역질이 나왔다. 이게 바로 양치덧인가?
하지만 저녁 이후로 먹은게 없으니 토사물은 안 나왔고 그냥 헛구역질만 했다. 배가 너무 아파 침대에 쪼그리고 누웠다
배를 움켜잡고 끙끙대는데 신랑이 어디 아프냐며 등을 쓸어주고 손의 혈자리를 주물러줬다.
조금씩 괜찮아지는 중에 갑자기 엄마표 동치미가 미치게 먹고 싶어졌다. 그 새콤달콤하고 아삭아삭한 무가 들어있는
딱 엄마표 동치미. 다른 동치미는 안 됐다. 엄마 손맛이 들어간 동치미여야 했다.
신랑한테 얘기했더니 바로 친정으로 가잔다.
그런데 가는 도중에 맥모닝도 먹고 싶다고 찡찡댔더니 갑자기 올라오는 화를 억누르는 목소리로 알겠다고 사준다고 하는데 서러워서 눈물이 뚝뚝 흘렀다.
아침부터 운전 한시간 해서 친정가는데 갑자기 맥도날드까지 들리자고 하니 짜증이 났나보다.
물론 아침 8시부터 동치미에 맥모닝 타령하는 내가 힘들었을 거다.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서러웠다
한시간이나 가야하는데 배고픔과 미식거림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서 결국 드라이브스루로 맥모닝 세트를 샀다. 아까 말을 차갑게 한게 미안했던지 사과하는 신랑.
서글프지만 나도 이해는 간다. 며칠 내내 맞춰주느라 내심 힘들었을테니. 예비아빠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맥모닝 세트 받아들고 먹으려는데 케찹이 없었다.
“해쉬브라운에 케첩 찍어먹고 싶었는데…”
라며 조용히 투덜대니 신랑이 유턴을 해서 다시 맥도날드로 향했다. 결국 신랑이 케첩을 받아 나왔다.
미안하고 고맙고 또 고맙고…
에그 맥머핀 한입 베어물고 해쉬브라운에 케첩까지 찍어 먹는데 행복..
서럽지 않았다면 더 맛있었겠지만 신랑도 애쓰는게 보이니까 괜히 나도 짠했다.
우여곡절 끝에 친정 도착.
엄마가 동치미를 퍼주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자마자 식탁에 앉아서 동치미를 들이 마시고 먹고싶던 새콤달콤한 무를 아그작아그작 베어 먹었다.
살 것 같았다.

6주차 작은 생명



태몽없는 아이 걱정


임신 사실을 알고부턴 태몽이 없어 이런 저런 걱정이 시작됐다. 태몽없는 아이라고 검색어를 쳐보니, 의외로 태몽이 없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래도 나는 우리 단단이가 나중에 크면 태몽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태몽이 있어야 남자아이인지 여자아이인지 추측도 해볼 수 있고, 내 배에 품는 열달 동안 뭔가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동생이 대신 꿔 준 태몽


걱정인형이 되어 불안에 떨던 어느 날, 여동생한테 연락이 왔다.
“언니 내가 한달 전에 꿈을 꿨는데 들어봐” 라며 시작한 이야기. 전반적인 분위기는 SF였고 몽환적이었단다.
아랫층에 있던 여동생이 윗층에 누워있는 엄마한테 올라갔다고 한다. 그때 엄마 옆엔 커다란 용구렁이가 있었는데 자기랑 눈이 딱 마주쳤고, 그러자 자기의 팔을 앙 물어 깜짝 놀라 깼다고. 몸은 구렁이같은데 분명 용의 머리였단다. 수염도 달렸고.
꿈이 너무 생생해서 알아보니 길몽이라 해서 올해 잘 풀리나 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금보니 언니 태몽같다고 했다.
용구렁이라니..! 누가 들어도 태몽이었다.
일단 엄마가 꾼 내 태몽도 구렁이었다.
여동생이 태몽을 꿔 줄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태몽을 듣는데 괜시리 동생한테 고마웠다.
내동생 큰 일했네. 그건 그렇고 용구렁이라니 아들인 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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