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95 산후조리원 가는 길 4박 5일을 산부인과 병실에서 지내다 산후조리원으로 가는 날, 민이를 처음으로 안아봤다. 두툼한 겉싸개에 싸여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얼굴만 내놓고 있던 민이. 너무 작아서 안으면 부서질 것 같아 간호사에게서 아이를 받아 드는 일조차 무섭고 떨렸다. 이 조그만 아이를 차에 태워 산후조리원으로 가야하다니.. 운전하는 J나 아기를 안고 있어야 하는 나나 둘 다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어디 부딪칠세라 품에 꼭 끌어안고 뒷좌석에 앉았다. 겉싸개에 파묻히진 않는지, 숨은 잘 쉬는지 수시로 확인하며 산후조리원으로 향했다. 15분이면 도착하는 곳이었지만 몇 시간은 걸리는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운전대를 잡은 J의 손에 땀이 났고, 나도 온몸이 뻣뻣해질 정도로 긴장했다. 어찌저찌 산후조리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무사히 도착.. 2023. 1. 3. 2022년 회고: 올해의 키워드 다사다난했던 2022년도를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 노트북을 열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의 키워드'를 이번 해도 간단하게 기록하려한다. J랑 2022년 일어났던 굵직한 사건과 그로 인한 변화와 감정들을 말로 나누다보니 어느새 12시가 넘어 2023년에 적는 한 박자 늦은, 아니 한 해 늦은 키워드 정리가 되었지만 그래도 꿋꿋이 써봐야겠다. 올해는 임신을 했고, 책을 많이 읽었고, 출산을 했고, 정신없이 육아를 했다. 아이가 생기며 평생 느껴보지 못한 완전 다른 층위의 행복감을 맛보았다. 고단하지만 가슴 충만한 나날을 보냈다. 세 식구가 되면서 온전한 가정을 이루어 결혼 6년만에 부모님한테서 정신적 독립을 했고, 인생의 동반자인 J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거주지의 변화도 컸다. 송도에 살다 구리에서 친정.. 2023. 1. 1. 아들과의 첫 대면 수술 이튿날, 병상에서 남편 어깨에 거의 매달리다시피해서 겨우 겨우 일어났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시간만 족히 10분은 걸린 것 같다. 무통주사와 페인부스터를 달고 있었지만 오른쪽 아랫배 상처 부근이 심하게 아팠다. 잘못 꼬맨 건 아닐까 할 정도로 살갗이 찢어질 듯이 당겼다. 생소한 고통이라 더 괴로웠다. 그 고통에도 나는 일어나서 걸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신생아실에 있는 우리 아들을 보러 가야 했으니까. 신생아실로 가는 길은 설렘 그 자체였다. 내 뱃속에 있던 아기가 이 세상에 나와 숨쉬고 있다니, 여전히 실감이 나질 않았다. 코로나로 인해 신생아실 면회는 하루에 두 번만 가능했고, 그마저도 신생아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아이를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미리 면회 신청을 해놓은 우리는 시간 맞춰 신생.. 2022. 12. 17. 책을 통해 찾아가는 인생 방향과 명확해지는 우선순위(feat. 레버리지) 요즘 『레버리지』라는 책을 읽고 있다. 경제경영 서적이나 자기계발서를 안 읽은 지는 꽤 오래됐다. 이런 부류의 책을 많이 읽었던 건 한창 직장에 다닐 때였다. 시간관리, 협상 기술, 자아 발전 등에 한참 관심이 있을 때이기도 했고, 그 어느 때보다 삶이 퍽퍽하고 힘들고 무가치한 일에 시간을 쏟고 있단 생각에 공허함이 나를 지배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자극되고 동기부여가 되어 좋았다. 나에게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제공해주는 느낌이랄까. 그러나 같은 부류의 책 수십 권을 읽다보니 결국 다 비슷한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실천은 안 하고 늘 같은 맥락의 글만 보고 있으니 그렇게 느끼는 게 당연했다. 그런 내가 다시 자기계발서를 찾게 된 건 유튜버들의 추천 때문이었다. 가장 좋아하.. 2022. 12. 8.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2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