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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발견

삶을 대하는 태도

by 민대표_ 2023.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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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마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나는 어떨까.
나는 내가 집중하는 것이 아니면 대부분 건성으로 한다.
내 에너지는 한계가 있는데 이 모든 것에 힘을 쏟아 부으면 지쳐 쓰러지리라 생각하면서.

이를테면 집안 살림이 그렇다. 청소, 설거지, 정리정돈 무엇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그저 컨디션에 따라 행동한다. 컨디션이 좋으면 기분 좋게 일을 끝까지 마무리해서 정돈된 결과물을 내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땐 하는 데 의의를 두고 그까이꺼 대충 해치운다. 빨래를 갤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기력이 있으면 각맞춰 개고 서랍에도 모양을 잡아 예쁘게 보이도록 넣지만, 기력이 달릴 때는 그냥 대충 개서 쑤셔 넣는다.
보이는 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 더 신경써야 하는 걸 알면서도 내가 힘들 땐 깡그리 무시해 버린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않게>라는 책 제목을 들어본 적이 있다. 나는 기분이 태도가 되는 전형적인 인간이다.

어제 남편 지인 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인은 차를 굉장히 아껴서 주기적으로 직접 세차한다. 심지어 세차 수준은 업체에 맡기는 것보다 더 깨끗하게 한다고 자부할 정도이다.
지인의 아내는 편하게 입는 티셔츠나 아이들 내복 외에 대부분의 옷은 건조기에 절대 돌리지 않는단다. 하나하나 건조대에 널어서 말린다고 한다.

대단하다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남편은 여유가 있으니까 그럴 수 있겠지, 라며 합리화를 했다.
그런데 그게 다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 부부와는 삶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다른 게 아닐까 싶었다.

끼리끼리 결혼한다고 하지 않나. 나와 남편은 세차나 살림에 그렇게 정성을 쏟아본 적이 없다.
둘다 몸이 힘든 걸 극도로 싫어하고, 기계가 있다면 기계에 일을 맡기는 걸 좋아한다. 세차, 설거지, 청소, 빨래 할 것 없이 모든 걸 기계를 사용해서 노동에 들이는 품을 줄인다. 줄일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줄인다.

물론 세상 사는 방식에 맞고 틀린 건 없다. 하지만 되새겨 보게 하는 지점은 분명히 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같지만, 누군가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더 열의를 갖고 임한다는 것. 그게 작고 하찮은 일일지라도.

삶을 대하는 태도가 그들과 같았으면 좋겠다.
내가 소유한 물건을 아껴 면밀히 살피며 애지중지 관리하고,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것.
에너지가 많이 소모될 걸 알아서 그런지 나는 생각만으로도 갑갑하다. 아, 나는 달라질 수 없는 것인가.

그래도 이런 생각을 함으로써 모든 일을 조금은 더 진지하게 대하지 않을까. 삶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이나마 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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